도서소개
토지학회의 네 번째 총서
‘박경리와 젠더’를 주제로 토지학회의 네 번째 총서를 발간하게 되었다. 박경리는 작품 활동을 시작한 초기부터 시종일관 근대 전환기, 한국전쟁 등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때로는 생존을 위해, 또 때로는 가부장제에 대한 도전과 자기 정체성 탐색을 위해 기존 질서에 저항하고, 때로는 파멸조차 서슴지 않는 강렬한 여성들을 그려왔다. 초기 단편소설부터 『토지』에 이르는 박경리 문학세계의 긴 여정에서 여성-젠더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였다. 작가 자신은 ‘여성’ 작가로 규정되기를 꺼렸지만, 전쟁미망인으로서 생계를 위해 글을 쓰면서도 자존감을 잃지 않았던 ‘작가’이자 ‘여성’으로서의 삶은 오롯이 작품에 투영되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표류도』, 『시장과 전장』, 『김약국의 딸들』, 『파시』, 『성녀와 마녀』, 『창』 등 『토지』 이전에 발표된 사회성 짙은 멜로 드라마부터 대하소설 『토지』 등 다양한 작품들을 여성의 시각과 여성주의적 방법론으로 분석한 연구성과물이다. 근대(성)과 여성(성), 멜로 드라마의 정치성, 모성 이데올로기, 정신분석학적 접근, 여성교양이나 법률과 같은 제도 등이 여성주의 연구의 자장 안에서 논의되면서 박경리 문학을 풍성하게 해줌을 확인할 수 있다.
박경리 소설의 ‘여성-젠더’와 관련한 일곱 편의 연구물
이번 총서에는 박경리 문학을 이루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여성-젠더’ 관련 연구 중 일곱 편의 글을 수록하였다.
오혜진의 「전근대와 근대의 교차적 여성상에 관해 -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시장과 전장』, 『토지』를 중심으로」는 박경리 장편소설에 나타난 전근대성과 근대성의 교차와 상충 지점들, 가부장제 봉건주의에 대한 재고 및 비판의 사유들이 여성 주체성을 통해 어떻게 재현되었는지를 ‘윤리적 주체’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토지』에 등장하는 여성 주체들의 사랑과 좌절을 분석하고 있다. 김은경의 「박경리 소설에 나타난 모성성의 탈신화화 양상과 가부장제에 대한 대응방식」은 박경리 문학 전반을 대상으로 모성성의 탈신화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최경희의 「1960년대 박경리 문학에 나타난 ‘연애교양’ 연구 -
『성녀와 마녀』, 『암흑의 사자』, 『재혼의 조건』을 중심으로」는 연애에 대한 사적이고 주관적인 감정이 관습과 제도의 문제로 교양화되는 양상을 1960년대 여성잡지의 여성교양 연애담론을 대상으로 분석하면서, 여성지의 여성교양 연애담론의 순응적, 제도적 성격과는 달리 박경리 장편소설의 연애서사들은 순응과 저항, 균열의 양가적 측면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장미영의 「박경리 소설에 나타난 사랑의 의미와 섹슈얼리티 연구 -『창』을 중심으로」는 대중 연애소설 『창』에 드러난 사랑과 섹슈얼리티의 의미를 1970년대 성과 사랑에 대한 사회적 함의와 연동하여 밝히고 있다.
박경리 소설에 대한 여성주의적 연구에서 강지윤, 김양선, 홍순애의 글은 비교적 최근의 성과에 해당한다. 강지윤의 글 「원한과 내면 - 탈식민 주체와 젠더 역학의 불안들」은 강신재와 박경리의 초기 소설을 1950년대 여성적 내면과 불안, 원한 등의 감정을 첨예하게 보여주고 있는 사례로 제시한다. 홍순애는 「박경리 소설 『표류도』에 나타난 ‘법’과 젠더 정치학」에서 전후 사법제도의 실체를 여성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취한다. 김양선의 「향토 멜로드라마와 여성의 위치성 -『파시』를 중심으로」는 『파시』를 ‘향토 멜로드라마’로 정의하고, 한국전쟁으로 인해 공적 장에 진출한 여성들의 젠더적, 계층적 위치성을 전시 통영과 부산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연관지어 분석하고 있다.
『토지』 이전의 다수의 장편소설들, 계층적, 세대적으로 다양한 여성들을 재현한 『토지』는 박경리 문학에 대한 여성주의적 연구의 지평이 더욱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연구자들에게 제안하는 듯하다. 토지학회에서는 이 총서 발간이 작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세부 필자
오혜진 남서울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김은경 강원대학교 교양교육원 강사
최경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강사
장미영 숙명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연구원 연구교수
강지윤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 연구원
김양선 한림대학교 교양기초교육대학 교수
홍순애 동덕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도서목차
편집자의 말
1. 오혜진: 전근대와 근대의 교차적 여성상에 관해
-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시장과 전장』, 『토지』를 중심으로
1. 박경리 소설의 여성상
2. 윤리적 주체로 거듭나는 여성들
3. 사랑과 시대와의 불협화음
4. 결론
2. 김은경: 박경리 소설에 나타난 모성성의 탈신화화 양상과 가부장제에 대한 대응 방식
1. 서론
2. 부계(父系) 가부장제도로부터 소외와 ‘계산적’ 모성
3. ‘부정적(否定的) 혈통’ 계승과 부계(父系) 가부장제도에 대한 위협
4. ‘사도마조히즘’적 감정의 경제와 모권(母權)의 문제
5. 결론
3. 최경희: 1960년대 박경리 문학에 나타난 ‘연애교양’ 연구
-『성녀와 마녀』, 『암흑의 사자』, 『재혼의 조건』을 중심으로
1. 서론
2. 『여상』, 『여원』에 나타난 ‘연애교양’의 담론화 양상
3. ‘연애교양’에 대한 순응과 저항의 연애서사
4. 결론
4. 장미영: 박경리 소설에 나타난 사랑의 의미와 섹슈얼리티 연구
-『창』을 중심으로
1. 서론
2. 낭만적 사랑의 허구와 고립적 섹슈얼리티
3. 열정적 사랑의 추구와 공감적 섹슈얼리티
4. 연민의 확장과 관계적 사랑의 재구(再構)
5. 강지윤: 원한과 내면
- 탈식민 주체와 젠더 역학의 불안들
1. 서론
2. 친밀한 낯선 자들
3. 원한과 내면: 탈식민 주체와 젠더 역학의 불안들
4. “나는 어떤 사랑의 대상인가?”: 『표류도』의 실패
5. 결론
6. 김양선: 향토 멜로드라마와 여성의 위치성
- 박경리의 『파시(波市)』를 중심으로
1. 서론
2. 향토, 여성의 장소.수옥의 위치성
3. 대도시를 이동하는 여성.학자의 위치성
4. 전쟁 너머의 운명, 이국으로의 이동.명화의 경우
5. 결론
7. 홍순애: 박경리 소설 『표류도』에 나타난 ‘법’과 젠더 정치학
1. 서론
2. 법을 대리하는 ‘관습’의 유제와 축첩의 공포
3.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와 법적 ‘정의’의 역설
4. ‘윤락녀’의 법적 소외와 법 폭력의 양상
5. 결론
참고문헌
해시태그
#박경리 #문학과 #젠더